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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극장

사다함- 붉은 입술에 지는 푸른 꽃(3)

by 역뿌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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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왕23년(562년) 9월에 가야(加耶)가 배반하였으므로
 왕이 명하여 이사부(異斯夫)에게 토벌하게 하고, 사다함(斯多含)
에게 그를 보좌하도록 하였다-삼국사기 신라본기 제4권 

 

 

 

신라와의 전쟁에서 열세에 있던 가야는 왜국까지 끌어 들였지만 가열찬 신라군의 공세에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그런 신라군의 선두에는 낭도들을 이끌고 있는 사다함의 모습이 보였다.  

흙먼지와 적의 피를 뒤집어 쓴 그의 모습에서 평소의 준수함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치열한 전투의 와중에 끊임없이 적들을 상대하는 와중에도 사다함은 마치 부적처럼 마음속으로 무엇인가를 되뇌이고 있었다. 그것은 미실이 자신이 출정을 떠나기전 춤과 함께 불러주었던 향가였다.

 

어서 돌아와 다시 만나 안고 보오...
아아, 임이여. 잡은 손을 차마 떼라니오....

 

어느 순간이었을까?

갑자기 신라군 여기저기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가야의 요청으로 원병으로 온 왜국의 군사들이 큰 병력 손실을 당하고 결국 패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투구를 벗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사다함의 얼굴은 무척이나 밝아보였다.

 

 

 

 

 

 

 

 

진흥왕은 심중의 격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불과 16여세에 불과한 사다함이 이리도 뛰어난 공적을 세울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다.

주변에 도열해 있던 신하들 역시 저마다 고무된 표정이었다.

 

무장은 진흥왕이 내린 사다함을 귀당비장직에 임명한다는 직패를 들고는 곧 사라졌다. 

하지만 진흥왕의 들뜬 음성은 계속되었다.

 

 

 

 

진흥왕의 말에 신하들 역시 한마디씩 거들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선가 갑자기 차갑게 흘러나온 음성이 그들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 진흥왕이었지만 음성의 주인공을 확인하자 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국정에 있어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지소태후가 그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공을 세운 사다함을 어여삐 여기고 싶은 것은 당연했지만 그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까지 거스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결국 그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이며 한숨처럼 말했다.

 

 

 

 

 

 

궁궐로부터 입궐하라는 명을 받은 미실은 의아함과 동시에 불안한 마음으로 왕성을 향했다. 얼마 뒤 그곳에 도착한 그녀는 시비에 의해 하나의 건물로 안내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조금은 수척해진 모습의 사내가 미실을 기다리고 있었다.

 

궁궐로부터 부름을 받은후 불안해진 미실의 마음은 더욱 커져가기 시작했다.

 

 

한동안 대꾸할 말조차 찾지 못한 미실이었다. 자신을 한번 내친 적이 있는 지소태후가 다시 궁에 들어와 아들인 세종을 섬기라니 이런 억지가 있을수가 없었다.

 

 

미실로서는 당연한 항변이었으나 세종은 그에 대해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을 맘대로 궁에서 축출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권력을 가진 지소태후가 이번에 그 명을 거절한다면 어떠한 앙갚을을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미실로서는 자신의 의지를 떠나 지소태후의 명을 거역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자신에게만이 아니라 일족 전체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였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미실의 모습에서 사다함에게 애정을 속삭였던, 조금은 수줍은 듯한 귀여운 소녀의 모습은 조금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세종은 미실에게 다가와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말했다.

 

4부에 계속....

 

 

 

*본 역사 각색 포스팅은 본 블로그 '역사의 뿌리' 창작입니다. 펌은 환영하지만 출처는 항상 링크를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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